담보 빛 대신 맡겨진 아이가 전한 따뜻한 기적
담보는 하지원 성동일 김희원이라는 연기파 배우들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다. 빚 때문에 딸을 담보로 맡겨야 했던 아버지와 그 아이를 돌보게 된 사채업자의 특별한 인연을 그리며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사람 사이의 온기를 잔잔하게 전한다. 담보로 맡겨진 아이와 사채업자의 예상치 못한 동행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제목부터 묘한 느낌이 들었다. 담보라는 단어가 주는 차가운 인상과 달리 영화는 놀라울 만큼 따뜻했다. 성동일이 연기한 두석은 냉정한 사채업자지만 어딘가 미련하고 순박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돈만 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을 두석의 삶은 하지원이 연기한 명자가 어린 딸 승이를 담보로 맡기고 떠나는 순간 완전히 달라진다. 그 장면을 보며 극장에서 가슴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을 담보로 맡길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했을지 쉽게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영화는 이 비극적인 설정에 머무르지 않고 두석과 승이의 관계가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두석이 점점 승이를 챙기고 승이 역시 엄마 대신 두석 아저씨를 의지하게 되는 흐름이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다. 두석이 밥을 해주고 학교에 데려다주는 장면들에서는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성동일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따뜻한 연기가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승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두석이 그 사실을 알고 학교로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이미 그가 단순한 채권자가 아니라 보호자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했다. 하지원이 표현한 엄마 명자의 절박한 모성애 명자는 영화 내내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이다. 하지원은 빚에 쫓겨 딸을 담보로 맡길 수밖에 없는 엄마의 고통을 눈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한다. 승이를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며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은 엄마로서의 죄책감과 미안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며 과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