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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굣살이 어색했던 이유 (트렌드 변화, 컬러 선택, 연출법)

메이크업 트렌드 2026. 4. 20. 18:23

고등학교 2학년 때, 저는 당시 유행하던 화이티 한 애교 살 메이크업을 따라 하다가 거하게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똑같은 제품을 썼는데 결과물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눈 밑에 하얀 덩어리가 떠 있는 사람처럼 보여서 한동안 애교 살 자체를 포기했을 정도였습니다. 알고 보니 컬러 선택부터 잘못됐던 거였는데,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풀겠습니다.

 

애굣살 메이크업하고 찍은 사진

 

2018년부터 지금까지, 애굣살 트렌드는 어떻게 달라졌나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애교 살 메이크업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핵심은 눈 앞머리부터 중앙까지 꽉 채워 올리는 화이티 한 양감 표현이었습니다. 여기서 양감이란 눈 아래 살이 실제보다 도톰하고 볼록하게 보이도록 밝은 컬러로 입체감을 만드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당시에는 쉬머 펄, 즉 빛을 반사해 반짝이는 질감의 제품을 올려 애교 살이 최대한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방식이 대세였고, 골드 쉬머나 핑크 쉬머에 글리터를 콕콕 찍어 강조하는 스타일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분위기가 조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대비감이 줄어들고, 밝고 화이티한 쉬머에서 은은하게 컬러를 넣는 방향으로 흐름이 이동했습니다. 명도와 채도의 차이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명도란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채도란 색의 선명하고 탁한 정도를 뜻합니다. 이 시기부터 눈화장 전체 무드에 녹아드는 애교 살, 즉 따로 튀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감이 조금씩 중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현재의 애굣살 트렌드는 그 연장선이면서도 또 한 끗 더 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요즘 애교 살 메이크업의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운 토스티 애굣살: 웜톤 메이크업 흐름과 맞물려 코랄, 베이지, 테라코타 계열의 구워진 듯한 컬러로 연출하는 방식
  • 그러데이션 애교 살: 눈 중앙까지는 쉬머리 하게 밝히고, 뒤쪽으로 갈수록 음영감을 넣어 뒤트임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
  • 채도 다운 콜드 애굣살: 모브 또는 그레이쉬 컬러로 차갑고 뮤트 한 분위기를 내는 방식
  • 맑고 투명한 애굣살: 과즙보다는 과일 속살처럼 부드럽고 차분하면서 투명한 느낌을 살리는 방식

예전 스타일이 과일을 짜낸 즙처럼 선명하고 강했다면, 지금은 껍질을 벗긴 과일의 속살처럼 은은하고 투명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뷰티 트렌드 분석 전문 매체에 따르면 2020년대 중반부터 메이크업 전반에서 과도한 강조보다 피부 본연의 질감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소비자 선호가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출처: Vogue Beauty).

왜 내 애굣살은 항상 떠 보였을까, 컬러 선택의 함정

저는 그 실패 이후로 꽤 오랫동안 이유를 몰랐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제품이 문제인 줄 알고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컬러 선택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피부 톤 확인 없이 그냥 유행하는 쿨화이트 계열을 올렸는데, 제 피부는 웜톤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 색이 눈 밑에서 그대로 떠 보일 수밖에 없었던 거였습니다.

언더톤이란 피부 아래에 깔린 색조를 의미하며, 크게 웜톤(노란기, 붉은 기)과 쿨톤(파란기, 핑크기)으로 나뉩니다. 애교 살 메이크업에서 언더톤이 중요한 이유는 피부 위에 올리는 컬러가 피부 본연의 색과 충돌하면 아무리 잘 발라도 이물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도 베이지 계열로 컬러를 바꾸고 양을 줄이고 나서야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애교 살이 나왔습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자기 언더톤에 맞는 컬러를 찾는 게 먼저라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그 말에 상당히 동의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구운 코랄 계열이 요즘 트렌드라고 해도, 극쿨톤 피부에 그대로 올리면 오히려 칙칙해 보이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대로 맑고 투명한 화이티 애굣살이 유행에서 좀 멀어졌다고 해도, 본인 피부에 맞는 쿨화이트 계열이 더 예쁘게 나오는 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화장품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 시 가장 많이 후회하는 이유 중 하나가 피부 톤과의 불일치였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그러니 어떤 컬러가 요즘 유행인지보다는 내 피부에서 어떤 계열이 자연스럽게 붙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게 실패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실제로 발라보지 않으면 알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트렌드 콘텐츠가 유용한 만큼,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솔직히 말하면, 애굣살 트렌드 변화를 정리한 콘텐츠를 보면서 저는 유용함과 동시에 약간의 피로감도 느낍니다. 몇 년 전에 유행하던 화이티 한 글리터 애교 살을 따라 연습하고 제품도 사모았는데, 지금 그 스타일을 하면 올드한 느낌이 난다는 식으로 소비되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그 트렌드를 쫓아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렌드 분석 콘텐츠 자체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어떤 방향으로 화장법이 바뀌고 있는지를 시기별로 정리해 보여주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확실히 유리합니다. 그러데이션 애교 살처럼 뒤트임과 애교 살을 동시에 연출하는 방법이나, 구운 메이크업에서 하이라이터와 채도 다운 애교 살을 조합하는 방식은 저도 최근에 적용해 보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그런 콘텐츠가 결국 새 제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트렌드에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팔레트를 새로 사기보다는, 지금 가진 제품 중에서 어떤 컬러 조합이 요즘 흐름에 가까운지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트렌드를 아는 것과 그 트렌드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금 저는 블러셔와 컬러 톤을 맞춰 구운 코랄 계열로 살짝 연결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씁니다. 화려하게 도톰해 보이려고 했던 예전과 달리, 오래 봐도 피곤하지 않고 혈색만 있어 보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트렌드를 참고하되 자기 얼굴에서 무엇이 편한지를 기준으로 삼는 게, 결국 가장 오래가는 메이크업 방식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s-KOcHQfTXI?si=1ql5WVrWZppFGltD